생각해보니까 잡담

지하철에 있는 엘리베이터 있잖습니까. 에스컬레이터 말고 엘리베이터요.
노약자랑 장애인용으로 알고 있는데 가끔 보면 대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가 노약자인것은 알겠는데,
등산복 입고 완전 무장 수준으로 가방을 꾸렸으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이유는 뭘까요?
등산하러 다닌다는 의미는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는 건데 계단 오르락 내리락도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니면 등산 갔다오셔서 너무 힘들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걸까요?

승강장에서 친구 기다리던 중, 휠체어 탄 장애인 아저씨가 첫번째로 엘리베이터에 서 있었는데 늦게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양 사이드로 먼저 파고 들어서 정작 그 분은 타지 못하고 총천연색으로 등산복을 차려 입으신 노인분들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것을 황당하다는 듯이, 그러면서 자주 있는 일이라는 식으로 허탈하게 지켜보며 다시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봤다고 이런 글 올리는 거 아닙니다. 

장애인 아들로서 장애인을 은근히라고 쓰고 대놓고라 읽는다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하도 많이 봐서 저도 이젠 무덤덤합니다만, 예전에 아버지와 같이 지하철을 탔을 때,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아버지에게 내가 낸 세금이 왜 저딴 다리 병신한테 가냐면서 걍 죽으라던 모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 할머니도 등산복을 입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법적으로 잘못한 것도 없습니다만, 그래도 먼저 온 사람이 먼저 탄다는 기본적인 룰이  있는데 저런 경우는 어떤 것에 속하는 것일지 궁금합니다.

덧글

  • 구텐모르겐 2011/10/09 21:49 #

    사람의 심리라는 게, 처음에는 '해도 될까?'라는 망설임이 있지만 일단 반복을 거쳐 익숙해지면 '해도 되는구나.'가 되고, 그게 더 심화되면 '당연히 하는 거지!'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쉬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 내지 선입견이 함께 작용하면 노약자석에서 다리 운운하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다른 생각으로는, 그 분들에게 있어서 기본적인 룰이란 '먼저 온 사람이 먼저 탄다.'는 것이 아니라 '나같은 (나이많은) 사람이 당연히 탄다.'는 것이고, 거기에 나이드신 분들일 수록 줄서는 것과 같은 공공질서에 익숙하지 않은 경향(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이 있다보니 엘리베이터를 막무가내로 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줄여 말하자면 저분들과 검정필통님 사이에는 기본적인 룰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에 저런 식의 행동을 보이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거 괜히 이런 답변을 원하신 것도 아닌데 엉뚱한 덧글을 단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블로그 글 재미있게 둘러보다가 댓글 남겨봤습니다;
  • 검정필통 2011/10/10 17:20 #

    ㅇㅇ 그런 것 같아요. 애당초 '기본적인 룰'의 인식이 전혀 다른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퍼플 2011/10/10 09:16 #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 검정필통 2011/10/10 17:20 #

    더 많을겁니다. 그렇게 믿고 싶구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끔찍하네요....
  • 라라 2011/10/10 18:16 #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아버지에게 내가 낸 세금이 왜 저딴 다리 병신한테 가냐면서 걍 죽으라던 모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 할머니도 등산복을 입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뒀어요? 욕이라도 해 주지.
  • 검정필통 2011/10/12 01:22 #

    저 정도는 뭐.. 별 것 아니라서.. 더 심한 것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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