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 상 음슴체로. 스마트폰 보다 PC로 읽으시는 게 편하실 거임.
1. 본인은 과거 모 아파트에서 5년 동안 전세로 살았던 경험이 있음. 군 복무 중에는 사촌 동생이 살면서 관리비를 납부함.
2. 작년 5월에 어머니 집으로 이사 오며 아파트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받은 뒤로 모든 금전 관계가 끝난 것으로 생각함. 그런데,
3. 최근 이사를 하며 아파트 관리비 항목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음.
4. 본인과 사촌 동생이 내던 아파트 관리비 항목 중에 시설충당금이라는 것이 매달 9천 원씩 찍혀 있었음.
5. 부동산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이 시설충당금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장기수선충당금에 포함되는 것임.
6. 관련법을 찾아보니 주택법 51조에 '장기수선충당금은 세입자가 내는 게 아니라 집주인이 내는 거라능' 이라고 써 있음.
7. 세입자는 관리비를 낼 때 집주인 대신 장기수선충당금도 내고 이사 가면 그동안 낸 금액을 집주인에게 돌려받는 거임.
8. 그런데 본인은 장기수선충당금이라는 개념 자체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돌려 달라고 한 적이 없었음.
9. 그래서 부동산 계약서를 찾아 계약서에 적혀 있던 집주인 번호로 전화해서 장기수선충당금 이야기를 함. 그러자,
'그걸 왜 이제야 이야기함?'
'장기수선충당금이라는 것이 관리비 항목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실제 거주자인 내가 내는 줄 알았음.'
'그게 얼마나 됨?'
'달마다 9천 원씩 떼갔으니까 5년 치면 9000X12X5= 54만 원임.'
'뭐 그렇게 많음? 나 돈 없으니 못 주겠음'
'이거 제가 찾아봤는데 주택법 51조에 세입자가 아니라 주택 소유자가 내야 한다고 써 있음. 주셔야 한다능.'
'너님 전에 살던 세입자는 아무 말 없이 나갔는데 너는 왜 이럼?'
'앞사람이랑 저랑 무슨 상관? 그 양반이 멍청한 거고 저는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거임.'
'좋다. 그럼 내가 통장으로 부쳐 줄 테니 대신 너님이 5년 동안 낼 때마다 받았던 관리비 영수증을 갖고 와라. 모두.'
10. 아파트 관리비를 온라인으로 내면 좋았으나 본인이 살던 아파트는 온라인이 아니라 경비실에 내는 영세 아파트였음.
11. 영수증 60장을 전부 가지고 있을 리도 없거니와 사촌 동생도 잘 챙겨두지 않았고 작년에 어머니 집으로 이사하며 대부분 분실.
12.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가 영수증은 나뿐만 아니라 경비실도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감.
'07년부터 12년까지 여기서 살았는데 그동안 내가 냈던 관리비 내역을 보여달라.'
'우리는 내역 같은 거 적어두지 않는다.'
'뭔 소리임? 아파트 거주자들이 낸 관리비를 어떻게 쓰는지 하나하나 기록해 두지 않음?'
'우리는 그런 거 안 함.'
'기록을 안 하는 거임 아니면 괜히 그동안 삥탕친 거 털릴 것 같으니까 안 보여주려고 하는 거임?'
'기록 안 하는 거임.'
13. 빡쳐서 공금 횡령이든 뭐든 관련 법규 찾아 경비실을 털기 위해 시청 건축과 담당자에게 전화함.
'아파트 관리비 때문에 전화 드렸음. 정확하게는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문제임.'
'너님 살던 아파트 단지 세대 수가 얼마나 됨?'
'정확히는 모르겠고 아파트가 3채짜리임. 아파트 단지라고 부르기도 뭐함.'
'그럼 혹시 엘리베이터 있음?'
'계단이라능.'
'보일러가 중앙난방임?'
'ㄴㄴ 제가 틀고 싶은 대로 틀었음.'
'그럼 이건 민사로 가야 할 듯.'
'그게 무슨 말씀이심?'
'아파트가 300세대 이상이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150세대 이상이거나 중앙난방이라면 법적으로 주택관리사를 둬야 함.
'ㅇㅇ'
'주택관리사가 없거나 있어도 기록이 엉망이면 우리가 제대로 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씹으면 형사 고발이 가능함.'
'ㅇㅇ'
'근데 주택관리사를 둬야 할 의무가 없는 작은 아파트 단지니까 우리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없음.'
'그게 그렇게 되는 거임?'
'ㅇㅇ 저도 이런 경우를 많이 듣고 봐서 의심이 가는데 정 털고 싶으시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하셔야 함.'
'형사가 아니라 민사면 제가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니까 돈 많이 깨지는 거 아님?'
'ㅇㅇ 그래서 소송까지 안 가고 그냥 넘어가시는 분들이 많음. 아마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그거 노리고 배째라 하는 듯.'
14. 그러나 관리사무소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으니, 본인에게는 변호사 친구가 있음.
15. 변호사 친구 데리고 아파트 관리 사무소 방문해서 변호사 명함 건네면서,
'내역 있는데 안 보여주는 거 알고 있다. 소송 가서 내놓을래, 아니면 그냥 내놓을래?'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없어07년부터 12년까지 5년 치 영수증 60장을 다 찾아내라.'
'그걸 언제 다 찾음?'
'맞고 찾을래 그냥 찾을래?'
'죄,죄송하다능.'
16. 그래서, 정말로 60장을 다 찾아내서 복사하고 집주인에게 팩스로 보냄. 집주인 깜짝 놀람.
'이거 일일이 다 보관하고 있었음?'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보관하고 있던 거 복사한 거임. 안 보여주겠다는 거 변호사 대동하니까 내놓음.'
'...바로 부쳐주겠음.'
17. 이렇게 해서 총 54만 원이 통장에 입금됨. 사촌 동생한테 22만원 보내주니 동생도 좋아함. 32만 원이 남음. 야 씐난다.
18. ㅆㅂ 누구든 검정필통을 건드리면 X되는 거에요. 아주 X되는 거야.
- 2013/06/08 02:40
- Brute91117.egloos.com/3029487
- 덧글수 : 16





덧글
2013/06/08 08:01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3/06/09 23:17 #
비공개 답글입니다.
2013/06/08 10:53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3/06/09 23:18 #
비공개 답글입니다.역시 아는게 힘이고 힘있는자를 친구로 두니 편하네요(읭?)
제 친구들 중에 변호사 말고도 의사나 디자이너, 건축가 같은 전문직 친구들이 많다능. ㄲㄲ
7. 전세의 경우 들어가는 모든 돈은 영수증 모아놓는게 필수 -_-;! 그렇게 모아 놨다가 전세 나갈 때 청구하면 집주인은 정산해 주는 게 맞습니다. 잘 해결되서 다행이지 아니었음 안 모아놓은 니가 바보 ㅋㅋ 꼴이 되요. -_ㅜ
9. 집주인의 입장에선 영수증 없이 거금 투척했다가 나중에 또 뒤통수 맞을 수도 있으니 영수증 요청하는 것도 맞는데...
(물론 배째라 심보가 안보이는 건 아니지만.. ; )
12~15. 관리사무소가 잘못했네요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